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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소식

 
작성일 : 11-08-19 00:00
[박정석] 파푸아뉴기니 정글 이야기
 글쓴이 : 김태정 선교사
조회 : 16,226  
마을에 다녀온 후에 달력을 보니 벌써 2011년도의 반이 훌쩍 지나갔더군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늘 예기치 않은 선물을 주시는 아버지를 생각해 봅니다. 저희가 섬기는 ‘나마’ 부족 사람들이나 이곳의 동료 선교사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겨주시는 여러분들이 바로 저희에게 주시는 우리 아버지의 선물입니다. 여러분의 한결같은 사랑과 끊임없는 기도에 깊이 감사드리며 지난 3달간의 마을 생활을 전해드립니다.

마을 생활은 하루하루가 기도의 연속이고 기도의 결과입니다. 마을에 가면 더 영적인 사람이 되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멀고 외딴 지역에 뚝 떨어뜨려져서 믿고 의지할 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생활을 해야만 하니 자연스럽게 매순간 하나님을 찾게 됩니다.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날씨를 위해 기도하고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린 이후부터는 마을까지 어떻게 가야할지 기도합니다.

이번에는 비행장에서 2시간여를 걸어 나가 중간에 있는 ‘장센’마을에서 ‘마타’마을까지만 차를 타고 다시 ‘마타’에서 저희 마을까지 두 시간을 걸어가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이 지역 차들이 언제 어디서 고장이 나서 멈출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다닌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려 보니 저희 마을에서 아직 사람들이 오지 않았고, 미리 와 있어야 했을 트럭 운전사도 ‘비행기가 도착한 후에 연락을 하면 오겠다.’라고 했답니다. 이곳에는 전화도 없고 핸드폰도 없고 무선라디오가 한 대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전화와 달리 라디오는 상대방을 호출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후3시경에야 겨우 연락이 닿았습니다.

저희는 비행장이 있는 ‘구밤’마을에서 하룻밤을 자고, 자전거로 짐을 실으러 오는 저희 마을 청년들을 기다렸다가 출발을 했습니다. ‘장센’까지 와야 했던 트럭은 길이 안 좋아서 ‘펑가라끼’에서 저희를 기다렸고 저희는 그날 5시간을 걸어서 날이 어두워진 이후에야 ‘펑가라끼’에서 기다리는 차를 만났고 밤 8시경 ‘마타’에 도착했습니다. 깜깜한 밤길을 변변한 손전등도 없이 걸어야 했지만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바로 그날 ‘마타’에서는 희원이 또래의 남자 아이가 뱀에 물려 죽었습니다.

다음날에는 나머지 짐들을 가지러 다시 한 번 구밤에 갈 계획이었지만 트럭이 너무 늦게 왔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일행들이 어린아이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를 원해서 오후4시경에야 출발을 했고 2시간여를 걸어서 우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서둘러 집에 가서 몇 달간 쌓인 먼지며 바퀴벌레를 쓸어내고 깨끗한 잠자리를 마련하고 저녁을 해 먹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마을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맞는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돌아가신 ‘마리’목사님의 가족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먼저 저희를 데려간 곳은 고인의 무덤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한참을 고인의 가족들과 얼싸안고 울었습니다.

‘마리’목사님은 저희와 함께 일하도록 ‘그라야’마을에서 선출한 ‘현지인 번역자’였습니다. 아직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성경번역이라는 한 목표를 가지고 동고동락하기로 한 사람을 갑작스레 잃게 되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게다가 지난번 마을 방문 때에는 소위 저희의 ‘오른팔’ 역할을 충실히 해주던 한 청년이 교회에서 떨어져 나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사단의 우회적인 공격이 시작되었구나.’싶은 경계심도 깊어졌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런 일들을 기억하고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라야’ 마을 ‘성경번역 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들이 영육 간에 강건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일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의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했던 것은 ‘마리’목사님이 아픈 중에도 저희가 언제 오는지를 묻고 곧 다시 온다는 대답에 기뻐하였다는 것과 저희 집이 속히 지어지는 것을 보고 싶어서 사람들이 일하는 공사 현장 앞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집짓는 것을 바라보곤 했다는 것, 그리고 아프기 전에 마을에 비행장이 지어지도록 자신의 땅을 희사하였는데 고인의 뜻을 받들어 유가족들이 비행장 짓는 일을 계속 추진하겠노라고 하던 말들이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한지 일주일 만에 ‘구밤’과 ‘마타’에 남아있던 짐들을 다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장례식 때문에 중단했던 저희 집짓는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미 마룻바닥과 집의 골조를 마친 상태였고 지붕과 외벽, 내벽, 베란다, 문과 창문을 만드는 데에 4주가 걸렸습니다. 매일 적게는 삼사십 명에서 많게는 오륙십 명의 장정들이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5,6시까지 일을 했습니다. 그 중에는 새로 장가를 들어서 당장 아내와 함께 살 집을 지어야 하는 사람도 있었고, 몇 달째 아내가 아파서 누워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저희 집을 짓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열심히 일을 해주어서 황송할 지경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수고와 헌신에 더 좋고 영원한 것으로 하나님께서 풍성하게 갚아주시기를 바라 마지않는 마음입니다.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못이 모자랐습니다. 어디 가서 못을 살 곳도 없었습니다. 그만 일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던 즈음,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 보관하고 있던 못을 한 봉투씩, 한 봉투씩 가져와서 쓰라고 빌려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매일 적당한 구름으로 해를 가려 일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를 허락해주셨습니다. 집짓는 일은 그야말로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대개의 경우 선교사가 없으면 사람들은 모든 일을 손에서 놓습니다. 심지어 번역일도 안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없는 새에 집의 골조를 끝마쳐 놓았다는 것도 놀라운데 저희가 온 직후에 바로 일을 시작하여 그 큰 집을 완성하다니. 저희의 보고를 받은 지역 책임자도 동료 선교사들도 모두들 놀라워하며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복음을 전할 기회’를 주시도록 기도부탁 드린 것을 기억하시지요? 하나님께서 아주 놀랍게 이 기도에 응답해 주셨습니다. 마을에 도착한 이후에 미국에서 오는 ‘디스커버리 팀-선교 관심자들이 직접 선교현지를 방문하고 사역을 경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저희와 연결되었습니다. 그중에 영어에 능통한 한국 청년이 저희마을을 3주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형제는 마을의 청년들과 매주 공식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이때 평상시에는 예배에 나오지 않는 젊은 청소년들이 복음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던 것이 특별히 감사합니다.

이 형제는 마을의 성인들을 대상으로도 3번이나 설교를 할 기회를 가지고 복음을 힘써 설명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영어를 얼마나 잘 알아들었을지는 미지수이나 그래도 쉬운 단어와

예를 골라가며 사용한 형제의 말이 어눌한 저희의 말보다 몇 배 알아듣기 쉬웠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형제는 교회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주일마다 통역하는 일도 많이 하였을 만큼
복음을 전하는 데에 익숙하고 준비가 많이 되어 있었고 대학에서는 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것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어서 그야말로 저희의 기도제목에 안성맞춤인 응답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에 놀랍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은 저희에게 또 다른 선물도 주셨습니다. ‘디스커버리 팀’으로 온 사람들 중에 하버드에서 언어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한국인 자매가 한명 있었습니다.이 자매는 다른 마을로 사역을 갔었고 미국으로 떠나기 전 우연찮게 저희와 한번 만났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저희 ‘나마’어로 문법 논문을 쓰겠다고 자원해 주었습니다.하나님이 함께 짐을 나누어지고 일할 사람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나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계십니까? 주저 말고 연락을 주십시오.

저희는 많은 동역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곳은 필요가 많은 곳입니다.

또 한 번의 마을 사역을 끝낸 이 시점에서 저희를 기억하고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필요한 많은 것들을 채워 주셨습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저희의 가장 큰 사역 도구입니다. ‘나마’부족 가운데 성경이 번역되고 온전한 복음이 선포되고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기도하시는 여러분이 저희의 가장 소중한 동역자입니다.

마을에서 돌아와서 만난 지역 대표가 저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부지역은 영적으로 많이 어두운 지역이다. 당신들과 가까운 인근 지역에서 일하던 3가정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역지를 떠나야 했다. 그것을 보아서도 당신들은 많은 기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이 주의 은혜 속에 녹아드는 시간이 되며, 휴가를 통해 쌓였던 피로를 날려 보내는 즐거운 8월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언제나 주의 은혜와 복이 여러분의 마음을

시원케 하여 주시기를 기도하며 주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박정석, 권선영, 희원, 시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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