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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소식

 
작성일 : 09-09-17 00:00
[이다윗] 아료나를 위해 하루를 보내고
 글쓴이 : 김태정 선교사
조회 : 16,037  
아래 글은 이다윗 선교사님의 불로그에서 욺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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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료나를 생각하면 정말 나에게 매우 소중하면서도 또한 어려움(?)을 가져다 준 아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2005년 10월 경 FCS 대표간사로 섬길 때 회계를 맡을 자매가 필요했다. 살림이 늘어나면서 비전공자인사무간사로서는 역할의 한계가 있었기에 회계학과를 나온 자매가 필요했다. 

아료나를 뽑은 것은 신앙도, 미모도 아니고, 또 실력도 아니고... 단 한 가지 이유, 즉 당시 직장에 취업을 하지 않고 있었던 유일한 회계학과 자매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3개월을 일하면서 얼마나 성실하게 일하는지 그 자세가 맘에 들었다. 아마 mbti로 말하면 ISTJ 정말 나와 같은 공동체를 생각하며 일하고 안정감을 주는 그런 자매였기에 4년 동안 아료나와 일하면서 큰 트러블 없이 지내왔던 것 같다. 

그런데 2006년 여름에 큰 사고가 터졌다. 홍콩팀이 머물런 중앙회 사무실에 도둑이 들어와 사무실 노트북과 홍콩 사람들의 카메라 등을 훔쳐갔고, 그들이 준 후원금을 은행에 넣지 않고 서랍에 두는 바람에 100만이 넘는 돈을 도둑맞았던 것이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지 않아서 다른 사무실에 똑같은 형태의 도둑이 들었다. 철문을 통채로 뜯고 들어온 것이다. 

나는 사무간사에게 책임을 물을 상황이었지만 두 번 다 그 허물을 눈감아 주었다. 그리고 내가 2006년 가을에 몸이 좀 이상해서 병원에 가보니 신장 기능이 거의 멈추었고 신장 이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전에 거의 그런 증세가 없어서 너무 놀랐던 터라 기도밖에 다른 대책이 없었다. 

그러던 중 아료나 언니가 신장 조직이 맞아서 언니의 신장을 이식받기로 하였고 수술비용 1만불을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그 엄청난 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번처럼 도움을 부탁하는 편지를 쓸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나는 돈을 부탁하는 편지를 거의 쓰지 않는다. 나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거니와 공동체에 대해서도 잘 쓰지 않는다. 선교 기도편지에 늘 재정적인 필요만을 장황하게 쓰는 선교사들의 편지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큰 돈이어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기도를 요청하게 되었다.

우리 선교사들과 간사들은 모두 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후원을 하였고, 미국에서 이곳에 단기팀으로 온 회원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 분의 헌금으로 인하여 그 수술비가 채워졌다. 우리 교회 한 분이 1000만원을 후원하셨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수술을 하고도 비용이 남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내부적으로 수술비만 도와주기로 했기 때문에 수술비와 그 이후 필수 치료비만을 지불하고 나머지 돈은 미국 친구들의 허가를 받아 fcs에 사용토록 내부적으로 결정하였다. 

그 이후 아료나는 한 동안 좋아졌으나 면역억제제 등으로 인해서 약값이 많이 들어갔다. 그러던 중 내가 필리핀에 안식년으로 간 사이에 재정적인 필요가 너무 급해서인지 많은 돈은 아니지만 공금을 사용한 것이 발각되었다. 결국 이것으로 fcs에서도 사임하게 되었다. 2007년 11월초, 몽골에 잠시 들어왔을 때 울며 회개했던 그 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는 그 아이를 다시 받아주었고, 학사회에서, 그리고 ivp에서 직원으로 고용하였다. 그러나 신장이 안좋아지면서 치료차 자리를 많이 비우게 되었고 올해 4월에는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워야 했다. 그러나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자 2개월 유급 병가를 주기도 했다. 사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사람이 필요했다. 회계보고는 세무소에 3개월에 한 번씩 반드시 해야 하기에 그 아이가 없으면 다른 사람이라도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정말 그럴 때는 아프기만 하는 아료나가 얼마나 밉던지... 더구나 아파서 회사에 온전히 신경을 쓰지 못하다보니 회계보고도 늘 실수가 일어나서 다시 수정하고 수정하는 일들이 벌어졌고 이것들은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그러나 아픈 아이를 어떻게 야단칠 수 있겠는가? 작년에 방광에 종양이 생겨서 입원하여 두 번의 마취를 받으면서 가장 생각난 것이 아료나였다. 이런 고생을 했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올 7월에 fcs로부터 빌린 680만원을 다시 되갚아줄 때 아료나를 위해서 얼마를 다시 주자고 제안하였고 fcs가 찬성하여 50%인 340만원을 아료나에게 주기로 결정하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이사회 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 돈은 아료나에게 은행에 예금하여 그 이자로 약값을 사는데 쓰라고 말하고 예금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나에게 말하지도 않고 한국에 갈 때 그 돈을 저당삼아 돈을 빌려 한국에 간 것이다. 그리고 검사를 해보니 상태가 심각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아료나에게 들은 날에도 나는 은행에 있는 돈을 나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임의대로 사용한 것에 대해 화가 나 있었다. 한국 가기전 마치 엄마가 돈을 빌려 한국 여행비를 마련한 것처럼 말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료나는 불쌍하기도 하면서 나에게는 많은 어려움을 주었던 자매였다. 그러나 생명의 위기에 처한 그 자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논리가 아니라 바로 사랑의 손길이었다. 4일전 의사와 만나고 절망해 하던 아료나에게 '하나님께서 한국에 너를 보내실 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낙심하지 말고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해보자'고 위로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하나님께서는 YWAM창시자 로닝커닝햄이 말한 '벼랑끝에 서는 용기'를 떠올리게 하셨다. 믿음은 바로 벼랑 끝에 서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오전 다시 도움을 구하는 편지를 쓰게 되었다. 오늘 하루 필요한 재정이 5백만원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 구하면 하나님께서 그분의 뜻을 나타내시리라 믿었다. 

12시가 넘어서 편지를 보냈는데 오후 5시가 될 때 내 통장에는 402만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또 아료나 동생의 남편(한국분)이 보증을 서서 오후 3시가 넘어서 아료나는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보증인이 있기에 내일까지 돈을 내면 되는데 나머지 100만원은 내일까지 채워지리라 믿는다. 아료나 엄마도 나에게 오늘 세 번이나 전화해서 50만원을 보내고, 내일 오전에 다시 50만원을 보내준다고 말했다.

나는 아료나 어머니에게 이제는 예수님을 믿으라고 말했다. 절에 가서 기도하지 말고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말했다. 이제는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믿을 때가 되었다고 예수 믿자고 말했다. 나는 이번에 기적적인 채우심이 아료나 가족을 바꾸실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아료나 가족 또한 변화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선교 사역은 우리의 논리와 이성을 뛰어 넘는 사역이고 우리를 끊임없이 부인하는 사역이다. 우리의 도덕의식이나 수준으로 현지인을 판단하면 그들을 결코 세우고 격려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깨어지면 그들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볼 수 있다. 아료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그러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신실하신 하나님을 소망한다. 작크 엘룰이 '소망은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한 필수 요소일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 미래를 부르는 통로'라고 했듯이 우리 모두가 그런 소망으로 하나님의 손길을 만지며 맛보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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