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평촌교회
HOME > 선교와 구제 > 선교소식

선교소식

 
작성일 : 09-09-10 00:00
[이종대] 화장실과 복음
 글쓴이 : 김태정 선교사
조회 : 15,657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가을의 문턱에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지난 사 개월 동안 브각 마을과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교육사역

지난 5월 오랫동안 기다리며 준비해왔던 일들이 시작되었습니다. 교육관에서 지금까지 진행해온 컴퓨터 교육 이외에 유아원을 개원하였고, 노인학교를 다시 열었고, 도서관을 개관하였습니다. 

유아원과 컴퓨터 반은 아침 8시에 시작되는데 많은 아이들이 일찍 등교하여 교육관의 앞마당은 이른 아침부터 시끌벅적 합니다. 그런데 여섯 마을 중에 마나르 마을에는 필리핀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자녀들은 이곳의 정규학교에 다닐 수 없어서 10-12세 되는 아이들도 글을 읽을 줄 모릅니다. 이 아이들 가운데 어린 아이들은 유아원에, 그리고 7세 이상 되는 아이들은 컴퓨터 반에 등록하여 컴퓨터 교육과 읽기와 쓰기, 그리고 기본적인 산수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유아원은 두 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4세의 어린 아이들은 재클린이, 5-6세의 아이들은 크리스티나가 가르칩니다. 컴퓨터 반에도 두 명의 교사가 있어 메리가 주로 읽기와 쓰기, 산수를 가르치고, 로스니가 컴퓨터 교육을 담당합니다. 이곳에 오는 아이들 가운데 많은 아이들이 믿지 않는 가정의 자녀들이며, 특히 회교를 믿는 가정의 자녀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클린과 메리를 비롯하여 크리스티나와 로스니 모두 나이가 어리고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들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알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는 브각어와 말레이어 그리고 영어 책들이 600 권정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로는 앤이 봉사하고 있습니다. 


노인학교는 40-50대 번역자들인 벨루, 스람뿐, 끄누띡, 레지마, 리아가 교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많이 등록하지 않아 처음에는 실망을 하였습니다. 차로 교육관까지 와야 하는 일이 부담이 되는가 봅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정성껏 섬기자고 교사들을 격려하며, 공부하는 시간이 알차고 재미있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8명의 노인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자훈련

여섯 권의 성경공부 교재를 중심으로 성경공부인도자수련회가 6월 24일- 7월 1일까지 마을에서 있었습니다. 브각어로 번역된 말씀을 중심으로 교재가 만들어졌으므로 번역된 말씀이 각 교회와 가정에서 사용된다는 것과, 이제까지 훈련받아온 번역자들이 소그룹 모임들을 만들어 성경공부인도자로 섬기며 소그룹 구성원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도록 ‘가르쳐 지키게 하는 일’(마18:20)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이 수련회를 위한 강사와 소그룹 인도자로 이곳 현지행정부(SIL)의 동료들인 홉(Hope), 링(Ling), 질(Gill)이 저와 함께 섬겨 주었고, 2개 교단(성공회와 침례교)의 목회자들도 참여하여 제자훈련을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 그동안 헌신이 부족하여 늘 기도해왔던 남자번역자들 가운데 네 명이 수련회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참여했고, 여자번역자들 모두는 성실하게 자기 일들을 잘 감당했습니다. 이번에 SIL 동료들이 놀란 것은 번역자들의 헌신된 모습이었습니다. 어떻게 이처럼 많은 번역자들이 적은 사례금을 받으면서도,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사역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사역을 하면서 저와 그들 간에, 혹은 그들 서로 간에 갈등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이 사역에 부르시고, 늘 격려하시며 세워 가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갈등과 도전이 많은 삶 가운데서도, 말씀을 묵상하고 번역하면서 그 말씀에 감동하며 누린 기쁨과 변화, 그것이 헌신이라는 결실로 나타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안식월

이번 여름 한국에서 안식월을 가졌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희 부부는 육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치유되는 시간이었고, 아이들은 한국을 알아가는 좋은 기회이었습니다. 여러 만남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일들도 많았는데, 그 가운데 안 선생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화장실과 복음

S선교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S선교회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필요를 도와주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미래에 그들이 자기 고국으로 돌아가 주의 사역자들로 사명을 감당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예배가 시작하기 전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도우가 쉬가 마렵다며 밖으로 나가더니 근처에 있는 교회의 화장실로 뛰어갔다. 나는 도우를 뒤따라갔다. 그런데 교회 마당에서 여자 성도를 만났는데 그 분은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이 교회에 다니느냐고 물었다.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이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면 화장실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이유인즉 화장실이 지저분해지면 청소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멍한 얼굴로 돌아오다가 S선교회 사모님을 만났다. 사모님은 나의 표정을 보더니 화장실을 사용한다고 교회에서 한마디 하지 않았냐면서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S선교회에 모인 외국인 노동자들은 생활의 필요 때문에 온 사람들이라 그리스도인들 뿐 아니라 신앙이 없는 이들, 회교를 믿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교회 화장실을 자주 사용하고, 심지어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그 여자 성도가 나를 외국인 노동자로 오해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까맣게 탄 얼굴 때문에 선교지에서는 현지인으로, 한국에서는 외국인으로 오해를 많이 받기 때문에 그런 오해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교회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교회 입장은 이해하지만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현지에서는 회교도 한 명을 전도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있다가 그리스도인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아 그리스도인으로 개종하고, 고국에 돌아가 그들 가족과 친지들을 전도할 수 있다면, 나 같은 사람 보다 몇 배 더 영향력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마을의 교육센터에 있는 화장실이 생각났다. 유아원을 개원하기 전 내부시설 완비와 교사교육 등으로 많은 시간이 지체 되었다. 옆집에 사는 사람들이 유아원 옆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했다. 그 문제로 현지인 사역자들이 걱정을 하였다. 유아원을 개원하면 많은 아이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게 되고, 앞으로 건기가 오면 물이 부족할 테니까 화장실 문을 자물통으로 잠그자고 하였다. 그 당시 나는 이 말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이웃집에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 문을 자물통으로 잠갔다. 

그러나 자물통으로 굳게 잠긴 교육센터 화장실을 볼 때마다 이웃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이번 한국 방문 동안 만나 뵙지 못한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질병 치료와 여러 가지 처리할 일들로 분주하게 지내다 보니 돌아올 시간이 되었더군요. 이 사역에 늘 사랑과 관심으로 함께 해주시는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2009년 9월 7일
사바에서,
이 종대, 안 미숙, 예우, 보우, 도우 드림
기도제목

감사: 1. 현지인사역자들의 헌신과 열심으로 성경공부인도자수련회가 아름답게 
이루어짐.
2. 부족어와 삼중언어로 된 성경공부교재 6권(예수님 탄생, 세례요한, 시험을 받으 신 예수님)이 출판됨.

1. 사역지로 돌아온 저희 부부가 마을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더욱 깊이 깨닫 고, 사랑과 열심을 품고 현지인사역자들과 동역해갈 수 있도록, 
2. 성경공부 모임이 각 교회와 가정에서 번역자들을 중심으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3. 유아원, 노인학교, 컴퓨터교실, 도서관, 그리고 성경번역으로 교육센터에 매일 많은 사람 들이 모이는데, 현지인사역자들이 믿지 않는 자들에게 말과 행실에 있어 본이 되며, 교 육과정에 참여하는 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885 (비산동) TEL. 031-383-4765 ㅣ 개인정보관리 책임자 : 안석원
Copyright by Namseoul Pyongchon Presbyterian Church.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