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넘기며 벌써 3월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 이 팬데믹도 벌써 1년이 되었군요 . 모쪼록 동역자 여러분의 건강 , 가정 , 직장 , 그리고 주님 과의 관계에도 언 땅을 녹이는 봄같은 위로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 네 , 이 시대는 진실로 위로가 필요합니다 . 최근 저희 가정은 주님의 특별한 위로를 경험했습니다 .
제 아내 남기쁨 선교사는 지난 달에 로컬 병원에서 난소, 맹장 , 그리고 대장의 18cm이상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 작년말부터 피로감을 나타내던 아내는 1월 말부터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 처음엔 생리통인 줄 알고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어서 2월초에 병원에 갔습니다 . 처음에는 우측 하복부의 통증으로 볼 때 맹장염 소견을 보였습니다 . 그러나 CT결과가 나왔을 때 의사의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 저만 조용히 따로 부르더니 아내의 대장쪽에 상당히 큰 종양이 보이는데 대장암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 대장암의 경우에는 증상이 느껴져서 병원을 찾은 후에는 이미 4기일 경우가 많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
지면으로 다 담을 수 없는 힘듦이 밀려왔습니다. 마침 아내가 갑상선 암 수술을 한지 10년째 되는 무렵이었습니다 . 저는 잠시 흔들렸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아내를 입원시켰습니다 .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일주일은 못 온다고 얘기하고 볶음밥을 잔뜩 만들어줬습니다 . 올해 17살이 된 첫째 민서에게 온라인 수업 잘 듣고 때가 되면 동생들에게 밥을 먹이라고 했습니다 . 그리고 저는 병원으로 갔습니다 . 수술은 3-4시간이 걸렸습니다 . 흡사 3-4년같은 시간이었습니다 . 수술실을 나온 의사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 “암이 아닙니다 !”
아내는 대장에 게실염이 있었는데 환부가 점점 커져서 천공이 생겼고 복막염이 된 것이었습니다. 자궁내막증도 있어서 난소도 함께 절개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복부에서 떼어내어야 할 것들을 일이 커지기 전에 모두 잘 제거한 것으로 보입니다 . 아마도 노산 후 누적된 피로와 면역력의 감소가 주원인것 같습니다 . 이번에 주위에 계신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 하마터면 아이들이 아빠표 볶음밥만 질리도록 먹을뻔 했는데 다행히 여기저기서 반찬을 공수해 주셨습니다 . 수술비용도 보험과 도움을 통해서 현재 65%정도가 커버 되었습니다 . 한바탕 큰일을 겪으면서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 1문이 마음속에 선명히 떠올랐습니다 .
문 : 살아서나 죽어서나 당신의 유일한 위로는 무엇입니까 ?
답 : 사나 죽으나 나는 나의 것이 아니고 몸과 영혼이 모두 신실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 주께서 보배로운 피를 흘려 나의 모든 죄값을 치러주셨고 마귀의 권세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하셨습니다 . 또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이 아니고는 나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상하지 않습니다 . 주님께서는 나를 항상 지켜주셔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나의 구원을 이루게 하십니다 . 내가 주님의 것이기에 주께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내게 영원한 생명을 보증하시고 나의 온 마음을 다하여 기꺼이 주를 위하여 살게 하십니다 .
우리의 생명이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며, 삼위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십니다 . 여기에 우리의 영원한 위로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
사역
작년에 이어 우리팀은 계속 따산지아오 교회에서 TEE를 통해 목양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 작년의 기초성경공부 (풍성한생명 , 풍성한 빛 )에 이어 올해부터 예수님의 생애를 시작했습니다 . 총 6권이고 한권당 10단원이 들어있는데 어제까지 1권의 4단원을 마쳤습니다 . 이 과정은 미국의 C&MA 교단의 안수목사 과정과도 동일한 신학교사역에 속합니다 . 저희는 TEE를 통해서 목양이 부족한 화교교회에 튼튼한 중간리더를 세우길 기도합니다 .
화교교회들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깊은 한숨 속에 있습니다. 200명이 모였던 모임들이 스무명 남짓 모이며 모든 예배는 인터넷 송출을 기본으로 합니다 . 특히 주일학교 학생들과 중노년층이 교회에 나오지 않은지 벌써 일년이 되었고 헌금도 많이 줄어서 로컬교회 목자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 평소 묵상하던 하이델베르크 1문을 통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믿음 위에 굳게 설 것을 권면했습니다 .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저희가 작년말에 대륙의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했던 선교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 그들은 곧 서북부의 고산지역으로 파송될 것입니다 . 주께서 그들을 사용하셔서 골짜기와 마을마다 복음을 듣게 되길 기도합니다 .
가정
아내는 여전히 회복중입니다 . 이번에 복강경을 5 개를 뚫었는데 그중 하나는 7cm 입니다 . 아내는 이미 3 번의 제왕절개와 1 번의 갑상선 암 수술로 몸에 도흔 刀痕 이 많습니다 . 아내를 간호하다가 문득 영화 “친구 ”의 장동건의 마지막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 이제 아내의 몸에 메스를 데는 것은 그만 했으면 합니다 . 바퀴달린 침대와 주렁주렁 달린 링거병들도 그만 보고 싶습니다 .
첫째 민서(남 17) 둘째 준호 (남 8)은 1월부터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수업하고 있습니다 . 말레이시아는 인구가 3천만명인데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었습니다 . 다행히 백신 접종을 곧 시작한다고 합니다 . 3월 8일부터 대면수업이 시작되는데 모두 무탈하도록 손 모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우리의 위로가 되시는 주께서 날마다 때마다 우리를 돌보시고 또 우리로 하여금 주님의 양들도 돌보게 하시길 바랍니다 .
기도제목
-우리가정과 팀원 모두 영적으로 육적으로 그리고 정서적으로 주님의 위로와 힘주심을 경험하도록
-매주 월 , 수 함께 TEE를 공부하는 12명이 모두 따산지아오 교회의 든든한 중간리더가 되도록
-아내의 수술한 모든곳이 잘 아물고 온전히 회복되도록
-3월 8일부터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하는데 건강을 지켜주시도록
최욥. 남기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