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평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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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의 편지

 
작성일 : 16-11-16
1박2일, 1300km의 심방
 글쓴이 : 강신욱 목사
조회 : 4,355  


지난 종교개혁주일 이후 교회의 배려로 2주간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 가족들로부터도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처남네를 방문했습니다.


여기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리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하다가 현재는 캘리포니아 산호세 근처에 살고 계시는 고병무, 오경만, 고수경, 오주원 가정을 방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병무 집사님은 아주 건강하신 분이었는데 작년 말에 갑자기 너무 건강이 좋지 않아 검사중에 암이 발견되었습니다.

의식을 잃으시고 몸무게가 40kg까지 떨어지고 몇 개월간 침대에 누워만 계셔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자녀 집사님들이 급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기도를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당장 문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너무 거리가 멀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미국에 도착하고 보니 긴장이 풀어진데다가 시차문제로 약한 몸살기운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모르는 길로 내비게이션만 의지해서 리버사이드에서 플레전턴까지 왕복 1300km를 운전한다는 것도 솔직히 망설여졌습니다.

중간에 식당을 찾아들어가 영어로 주문을 하고 혼자서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이나 주유소에서 직원에게 주유기 번호를 대며 현금으로 지불하는 익숙하지 않은 주유방법도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의 마음을 돌이킨 것은 성경역사의 한 토막이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감옥에 갇혀 있을 때 그리이스나 터어키에 있던 교회에서 그를 위로하기 위해 사람들이 왔습니다.

거리도 거리지만 중간중간 강도들도 있는 그 멀고 험한 길을 내비게이션도 없이 찾아와서 위로해 주었습니다.

고속도로도 잘 닦여있고, 네비게이션도 있고, 처남에게 빌린 승용차도 있는데 미국까지 와서, 동부도 아니고 같은 캘리포니아까지 와서 고병무 집사님을 찾아뵙지 않으면 나중에 너무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650km를 운전해서 고집사님 가족들을 만났을 때의 그 감사와 안도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저녁식사를 먹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들과의 식사는 감사와 기쁨이 있습니다.

고집사님이 미국의 대학병원에서 절망적인 상황중에 한국출신 의사를 만나게 되었고,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딱 맞는 항암제를 잘 찾게 되었고, 먼 거리를 다니실 수 없는 체력인데 가까운 곳에 대학병원의 분원이 생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조심하면서 점검을 받으셔야 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기적같은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간절히 기도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감사하게 우리의 소원대로 해주신 하나님의 응답이었습니다.


원래는 암투병중인 고집사님을 위로하기 위해 준비한 말씀이 있었는데 예배직전 혼자서 준비한 본문을 찾고 기도하는데 다른 감동이 왔습니다.

다른 성경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당황스러워서 무슨 말씀을 어떻게 전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가정이 이미 하나님을 경외하는 복을 누리고 있는 가정임을 선포하기 원하셨습니다.

남들 보기에 번듯하게 잘 사는 것 아니지만, 지금 암으로 인한 우환이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온 가족이 겸손하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복을 받았음을 감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자나 듣는 자들이 함께 하나님의 뜻을 받들고 그 은혜에 감사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정말 감사의 고백을 올려드렸습니다.

아직도 형편이나 병환이나 답답하고 불편한 상황이지만 감사의 제사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를 원했습니다.


다음날 고병무 집사님을 꼭 껴안고 건강하셔야 된다고, 다시 뵙겠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고집사님은 멀리서 찾아온 아들뻘 목사를 껴안고 돌아가는 길 안전하게 잘 가시라고 염려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1박2일, 1300km의 심방을 마쳤습니다.

솔직히 꿈만 같습니다.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안전하게 잘 돌아온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약속대로 다시 건강하신 고병무 집사님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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